카테고리 없음

[스크랩] 프랑스, 벨기에, 네델란드 여행기4 - 베르사이유 궁전, 몽마르뜨 언덕

듀크유 2005. 4. 23. 07:45
 <2일차 2005년 4월 7일 목요일>


일정개요 : 숙소 - 베르사이유 궁전 - 몽마르뜨 언덕 - 숙소


아침 일찍 서두른다고 해도 9시가 넘어서야 민박집을 나섰다. 우리의 그동안 여행경험에 따른 노하우중 하나는 비교적 도심에서 먼 곳부터 도심 쪽으로 여행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베르사이유Versailles는 파리 중심부에서 기차로 약 4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한다. 파리 외곽부터 보는 것이 우리의 경험에 따른 여행 방식이다. 파리에서 시외곽을 연결하는 기차는 2층구조로 되어 있다. 베르사이유 역에 도착하니 왠일인지 기차에서  자전거를 내리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인다. 베르사이유궁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으로 절대군주 루이16세가 그의 부인 마리 앙뜨와네뜨와 파리중심부(지금의 꽁꼬르드광장) 단두대에서 처단 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프랑스 부르봉 왕조의 궁전이다.(부르봉 왕조는 유럽최고의 절대군주 왕권을 자랑하며 107년동안 이곳에서 살았다고 함)

베르사이유 궁전 입구의 출입문엔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폴레옹의 초상화가 붙여져 있다. 출입문을 지나도 매표소라는 안내간판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중앙좌측의 인포메이션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 매표소도 아닌데..., 줄을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별거 아니다. 궁전에 대한 안내지 하나 받는 정도의 서비스에 불과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내서를 받고서도 또 입장하는 방법을 물어 보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 같았다. 밖으로 나오니 베르사이유를 찾는 한국인이 꽤 많이 눈에 뜨인다. 지나가는 한국인에게 물어 보니 관람방법, 입장권 사는 법등을 쉽게 가르켜 준다. 우린 전 구역을 다 볼 수 있는 일일입장권(One Day Passes)을 샀다. 나 역시도 궁내에 들어서자 마자 헤메게 된 이유가 가지고 간 책에 설명되어 있는 관람코스가 실제 이곳에서 운영하는 코스와 상이해서 인가보다. 전구역 입장권은 궁전과 정원, 쁘띠 트리아농, 그랑 트리아농, 레즈 가든등을 다 갈 수 있는 티켓(어른 20유로씩, 은솔 6유로, 다현은 공짜)이다. 이 가격에 궁내 오디오가이드를 무료로 제공해 준다.

궁내에서 이동수단은 물론 튼튼한 다리를 비롯하여 마차, 꼬마기차, 소형차등이 눈에 띄었다. 우린 꼬마기차(일인당 얼마인지는 몰라도 우린 4명에 10.5유로)를 이용했는데 이동지별로 환승이 가능하여 편리했다.

궁내의 모습은 정말 화려함의 극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한 모습이다. 왕비의 침실도 주변이 모두 금색으로 되어 있어 화려함을 더했고, 민박집 주인의 안내와는 달리 거울의 방도 공사가 다 끝났는지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천정, 테이블, 의자, 장식장에는 금장식을 곁들여 화려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궁내부만 보는데도 거의 두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궁에서 나와 대운하Grand Canal가 있는 정원으로 걸어 나왔다. 어느나라 아이들인지 우리나라의 수학여행과 비슷한 여행을 온 듯한 학생들이 많았다. 프랑스식 정원은 그동안 본 다른 나라의 정원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마치 칼로 깍아 놓은 듯한 나무의 줄맞춤이 특이했다. 그리고 방사형 정원수의 모습들... 대운하 쪽으로 나오니 넓고 긴 호수가 마찬가지로 질서 있게 좌우로 정렬되어 있다.

아래로 호수가 보이는 라톤의 샘이라는 곳에 자리를 잡고 민박집에서 준비해 준 샌드위치로 점심을 간단히 떼웠다. 주변에 간간히 한국인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니 반갑기도 하구..., 여하튼 색다른 곳에서의 점심이었다.

걸어서 다니기에는 무리가 되었지만 다른 수단을 알아 볼 겨를 없이 이미 운하 입구까지 와 버렸으니 하는 수 없이 근처에 있는 그랑 트리아농으로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이동중 운하에서 베르사이유궁 방향의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 아이들과 아내가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참 진땀을 뺀 후에야 엉뚱한 곳에서 마침내 가족상봉을 할 수 있었다. 여행중 어울리지 않게 모두에게 기합을 단단히 줘야 했다. 서로 찾아 헤메긴 했다지만 아무튼 여행이란 이런 점 때문에 힘 드는 모양이다. 모두들 맥이 빠져있는데 꼬마기차를 발견했다. 꼬마기차를 타니 다들 기분을 되찾은 모양이다. 달달 거리며 가는 기차가 재미도 있다. 하마터면 놓칠 뻔한 넵튠분수를 보는 행운도 곁들였다. 분수대에는 용이 마치 살아서 움틀 대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시원한 물줄기의 분수를 보지 못한게 아쉽다. 꼬마기차는 먼저 쁘띠 트리아농을 향한다. 쁘띠 트리아농은  고전적인 분위기의 실내장식이 은은함을 더해 주는 곳인데 뒤편의 정원이 프랑스 농촌풍경과 비슷하다고 한다. 쁘띠 트리아농 건물의 정원 뒤를 지나면 한 폭의 그림 같은 왕비의 촌락이 있다. 왕비의 촌락은 마리 앙뜨와네뜨를 위해 만든 12채의 전통가옥과 호수가 있는 마을인데  프랑스의 전형적인 전원풍경을 가진 곳이라고 한다. 왕비의 촌락은 사진 찍기 좋아하는 나에게는 더 없이 좋은 모델이 되어 주었다. 환상적인 배경이라고나 할까?

꼬마기차를 타고 그랑 트리아농 정원으로 이동하는 중 장대 같은 소나기가 내리다가 곧바로 그친다. 그랑 트리아농은 장밋빛 대리석으로 된 건물인데 도리스식 기둥이 인상적이다. 건물입구에 누워 있는 쓰러진 나무가 왜 거기에 누워 있는지 지금도 무척 궁금하다. 꼬마기차에 내려서는 다들 신기한 듯 다가가서 사진도 찍고 해서 나도 가 보았는데... 글쎄 무슨 이유로 이곳에 누워 있는지 모르겠다.


베르사이유를 서둘러 떠났다. 해가 있을 때 몽마르트언덕에 오르기 위해서다. 전철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자마자 언덕의 골목을 쳐다보면 보이는 곳이 몽마르트언덕의 상징인 사끄레꿔르성당이라고 한다. 언덕을 올라가는 중 계단주변에는 어김없이 인상 좋지 않은 친구들이 득실거린다. 전날 너무 놀라서 그러는지 아내는 서둘러 보고 내려오자고 계속 채근한다. 성당에 오르니 정말 파리 시내가 한눈에 쫙 들어온다. 성당 뒤편에 있는 떼르뜨르 광장을 휙허니 들러 보고는 곧 바로 하산하는 수밖에..., 마음 같아서야 파리시내 야경도 보고 언덕 주변도 산책하고 한가로이 있다가 내려오면 좋으련만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내려와야 했다. 언덕을 내려 오는길 사이로 선물 가게들이 즐비했다. 선물가게를 기웃거리다 보니 어느새 어둑어둑 해 진다.

어디를 가든 다현은 입을 가만히 두지 못한다. 영어가 유창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보아도 한마디 한마디 하는 모습이 귀엽다고나 할까. 민박집을 향하는 전철내에서도 결국은 파리대학에서 공부한다는 미국유학생 엘리자베드와 곧바로 친해져서 웃고 난리다. 노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사진에 담았다. 엘리자베드에게도 e-mail로 보내 주기로 했다.

출처 : 세즐리여행기
글쓴이 : 듀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