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시내
메트로 마닐라를 남북으로 가르며 흐르는 파시그 강이 마닐라 만으로 빠져나가는 곳에 자리한 이곳은 흔히 '성벽 안의 도시'라고 불리는데 스페인 제국의 영광과 몰락이 빛바랜 성벽과 돌틈 사이에 피어난 들풀과 함께 간직되어 있기 때문일 것. 가장 번성했을 무렵의 인트라무로스는 전체 길이 3㎞, 높이 6m의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도시로 변해 있었다. 성문만 7개가 있었고, 그 안에는 총독을 비롯한 스페인 영주들의 저택과 교회 15개, 수도원 6개, 병원 등이 자리했다.
성벽 주위에는 해자垓字를 파놓아 그 어떤 외부 침입자도 함부로 이곳을 넘보지 못하였다. 독일과 포르투갈의 군대도 이 성을 빼앗지 못했고, 술루 해적들의 공격도 막아냈다. 당시의 중국인 거주지는 이후 차이나타운이 되어 지금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스페인이 물러난 후 필리핀은 미국을 거쳐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군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이때의 폭격으로 인트라무로스는 성 어거스틴 교회를 제외한 거의 전체가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고, 지금 우리가 보는 인트라무로스의 성벽과 성문, 저택 등은 필리핀 공화국 성립 이후 부분적인 복구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모습이다. 성벽주위로 둘러 팠던 해자는 더러워진 물에서 자꾸 말라리아가 퍼지자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매립되었고, 일부는 현재 정부 소유의 골프장으로 쓰이고 있다. 인트라무로스는 산책하기에 무척 좋은 곳이다. 갖가지 차들이 내뿜는 매연과 수많은 인파로 번잡스러운 바깥에 비해 성벽 안은 길이 깨끗하고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다. 작은 발코니와 창문을 가진 스페인식 석조 건축물들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푸른 가로수 밑을 따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칼레사Calesa라는 유럽식 마차가 관광객을 유혹하는데 40페소의 요금을 깎으면 15페소까지 해준다.
산티아고 요새 Fort Santiago
인트라무로스 북쪽으로 잘 가꾸어진 정원을 지나면 산티아고 요새의 성벽이 나타나고 그 가운데에는 스페인식 장식의 커다란 아치형 석문이 열려 있다. 정원과 석문 사이는 해자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그 위의 작은 다리를 건너야 산티아고 요새로 들어갈 수 있다. 산티아고 요새는 스페인 군대의 사령부이자 감옥으로 쓰였던 곳이다.
아치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중앙의 넓은 잔디밭 주위로 두터운 성벽과 창고, 탄약고, 감옥 등이 배치되어 있다. 잔디밭 오른쪽에는 라자 슐래이암 극장Rajah Sulayam Theater이라는 유적이 있는데 지금은 야외공연장으로 이용된다. 극장 이름은 스페인 이전의 역사를 복원하자는 취지에서 마닐라 최초의 왕 이름을 붙였다. 이곳에서는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공연이 주로 열린다. 극장 옆에는 쇠창살이 박혀 있는 작은 감옥이 있는데, 그 앞의 길바닥에 박혀 있는 사람의 발자국 모양이 눈길을 끈다. 이것은 필리핀의 독립 영웅 호세 리잘이 감옥에서 처형장으로 끌려간 여정을 표시한 것으로 리잘 공원까지 이어져 있다.
산티아고 요새에 있는 또 하나의 리잘의 흔적은 잔디밭 반대편에 위치한 작은 양옥집 모습의 리잘 기념관 Rizal Shrine. 1층과 2층에 걸쳐 리잘이 생전에 사용하던 물건과 그가 쓴 책, 옷 등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독립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 그의 훌륭한 조각작품에서 의사이자 작가, 예술가였던 리잘의 다재다능함을 엿볼 수 있다.
북쪽 성벽 바로 앞에는 악명 높은 지하감옥으로 들어가는 계단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일본군에 의해 수많은 필리핀인들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고, 미군 포로 600여 명도 이곳에서 수장당했다. 지하감옥은 바다보다 낮게 파여 있어서 탈출이 거의 불가능했다.
산티아고 요새 개관시간 08:00∼20:00 / 입장료: 40페소ㅣ리살 기념관 개관시간 09:00∼12:00, 13:00∼17:00ㅣ휴무일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ㅣ입장료 무료
성 어거스틴 교회 San Augustin Church
성 어거스틴 교회는 스페인 통치시대 초기의 건축물 가운데 남아 있는 몇 안되는 건물 중 하나로서 그 역사적 가치가 높다. 400년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교회는 1574년과 1583년에 화재로 소실되는 등 몇 차례의 위기를 겪었다. 현재의 교회는 1599년에 대대적으로 복구된 모습으로, 그 이후에는 1645년부터 1970년까지 7차례의 지진을 당하고도 전혀 손상되지 않았으며, 또 마닐라를 초토화시킨 1945년 2월의 폭격도 견뎌내어 지금까지 그 아름다운 자태를 간직하고 있다.
교회 내부는 바로크 양식으로 장식되어 있고 천장에는 1880년대 파리에서 들여온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걸려 있다. 벽과 천장의 장엄한 그림들은 두 명의 이탈리아 화가의 작품이며 성가대석은 교회의 수도사들이 조각한 것이다. 교회 안마당에는 1973년에 세워진 성 어거스틴 교회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 박물관 내부에는 과거 교회를 장식했던 프레스코화, 유화, 성가대석, 예배복 등 교회와 관련된 여러 진귀한 골동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개관시간 09:00∼12:00, 13:00∼17:00ㅣ입장료 30페소
마닐라 대성당
인트라무로스 중앙의 로마 광장에 자리한 마닐라 대성당은 필리핀 가톨릭의 본당 역할을 하는 곳이다. 마닐라 대성당에는 필리핀의 수많은 스페인식 교회 건축의 역사와 아름다움이 집약되어 있다. 회갈색 석재로 만들어진 성당의 각 건물은 입체적으로 배치되어 전체적으로는 웅장하면서도 빼어난 균형미를 갖추고 있다. 하늘 높이 솟아 있는 거대한 옥빛 돔탑은 인트라무로스 어디에서나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마닐라 대성당의 오르간은 4,500개의 파이프로 만든 것으로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규모로 유명하다. 일요일 아침이면 웅장한 오르간 소리에 맞춰 부르는 젊은 성가대의 노랫소리가 인트라무로스 일대에 아름답게 울려퍼진다.
말라카냥 궁전
1986년에 수많은 시민이 몰려들어 마르코스 대통령을 추방했던 바로 그 궁전이다. 말라카냥 궁전은 예전에는 스페인 귀족의 별장이었다. 스페인이나 미국이 통치하던 시대에는 관저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현재는 필리핀의 대통령 관저로 쓰이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추방되고 그 해 2월에 취임한 아키노 대통령은 이 궁전을 일반에 공개하였다. 이 궁전에 들어가면 역대 대통령의 서재를 비롯해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다. 또 이곳의 샹들리에는 매우 호화스럽다. 당시 화제가 된 이멜다 부인의 드레스나 구두는 이제 공개하지 않는다.
교통 키아포 교회 앞을 지나는 케손 거리를 건너서 동쪽으로 조금 걸으면 산 미겔행 지프니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을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바로 말라카냥 궁전이다. 왼쪽으로 가다 보면 입구가 나온다.ㅣ개관시간 월~수요일 09:00~15:00 / 목, 금요일 09:00~11:00ㅣ요금 어른 200페소, 어린이 100페소
나용 필리피노 Nayong Pilipino
영어로 'Philippine Village'라는 뜻의 나용 필리피노는 필리핀의 민속촌이라 할 수 있다. 45만㎡의 넓은 공원에는 필리핀 각 지방의 전통 가옥과 자연, 유명 관광명소가 축소된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전통 가옥 내부는 기념품과 특산품을 판매하는 곳이어서 각 지역 특유의 생활모습을 살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면 실망하게 된다. 공원 중앙의 커다란 연못에서는 보트를 타고 더위를 식힐 수 있으며 이밖에 필리핀 인형 박물관, 수족관, 새장, 열대식물 정원, 필리핀 민속 박물관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공원 전체를 다 돌아보는데 약 2시간이 걸리는데 무료 셔틀 지프니가 운행된다.
개관시간 월∼금요일은 07:00∼18:00 (주말은 19:00까지)ㅣ입장료 40페소
마카티 시티 메트로
마닐라 동남부의 신흥도시 마카티는 필리핀의 상업, 금융, 무역 활동이 집중된 비즈니스 중심지이다. 아얄라 재단에 의해 최근에 개발된 곳으로, 필리핀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젊은 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대적인 고층빌딩, 상가, 식당, 오락 시설들과 스포츠 클럽이 즐비하다. 특히 아얄라 거리(Ayala avenue)는 필리핀의 월스트리트. 또한 디오라마관들(입체 소형 모형에 의한 실제모습)이 있어 필리핀의 역사를 여러 기간으로 나누어 그때 당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마카티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은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마카티 커머셜 센터 Makati Commercial Center. 이곳을 중심으로 페닌슐라 호텔, 샹그릴라 호텔 등 필리핀의 일급 호텔들과 루스탄, SM, 랜드마크 등의 초대형 백화점, 다양한 종류의 레스토랑과 고급 부티크점이 모여 있다.
마닐라 주변
코레히돌 섬 Corregidor Island
마닐라만 서쪽 40㎞ 지점에 위치. 길이 5.6㎞, 최대폭 2.4㎞의 암반석 화산섬이다. 스페인 식민시대 말기 미군 함대와 스페인 군대의 격전지였고 2차 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의 전투가 벌여졌던 곳. 1941년 일본군에 침략당하기 전까지 바탄 반도를 방어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태평양 전쟁기념관, 전몰자 묘지, 미란다 터널, 대포 등 전쟁 유적지가 남아 있다.
마닐라-코레히돌 구간을 정기운항하는 '선 크루즈'는 150인승 고속정으로 마닐라 선착장은 필리핀 문화센터 복합단지(CCP) 옆에 있다. 평일에는 1회, 주말에는 2회 운항한다.
팍상한 폭포 Pagsanjan Falls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100㎞ 떨어진 작은 마을 팍상한Pagsanjan은 마닐라 근교의 1일 관광코스로 가장 유명한 곳이다. 폭포까지 올라가는 '급류타기'가 관광의 절정인데 관광객 2명이 긴 배의 가운데에 타고 앞뒤에서 사공 2명이 끌어당기며 1시간 정도 바위 위로 흘러내리는 급류를 오른다. 목적지인 폭포에 도착하면 뗏목을 타고 폭포 밑을 돌아나오는 코스가 있는데 수십 미터가 넘는 웅장한 폭포를 가까이 볼 수 있다. 내려올 때는 30분 정도.
타가이타이 Tagaytai
표고 7백m 지점에 위치한 타가이타이는 원래 루손 섬 북부의 바기오 Baguio와 함께 여름 수도의 후보 물망에 올랐던 루손 남부의 고원도시이다. 다른 곳에 비해 덜 습하고 서늘한 기후를 가진 덕에 타가이타이는 현재 필리핀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혼여행지로 꼽히고 있다.
타가이타이에는 높은 산 위에 맑은 물을 가득 담고 있는 타알 호수 Taal Lake와 그 한가운데 떠 있는 타알 화산 Taal Volcano이 있다. 타알 분화구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으로, 지금도 활동 중이다. 1965년 9월 분화했을 때는 2,000여 명의 인명을 앗아가기도 했으며, 지금도 가장 위험한 화산 중의 하나로 꼽힌다. 타알 호수와 분화구는 아주 화창한 날에만 그 선명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은 날씨 변덕이 심하고 구름 낀 날이 많아 제대로 그 모습을 감상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한다.
더 가까이 화산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타가이타이에서 17㎞ 동쪽에 있는 탈리사이 Talisay에 마련된 타알 화산 등산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먼저 보트를 타고 호수를 건너 분화구 자락에 닿은 다음, 말을 타거나 직접 걸어서 분화구 정상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길이 험하기 때문에 튼튼한 신발과 옷차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빌라 에스코데로 Villa Escudero
마닐라를 출발하여 차창 밖의 시골 풍경을 감상하며 1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전원 풍경 위에 코코넛 재배지가 나타나는데 스페인 시대부터 이어진 거대한 코코넛 농장으로 '에스코데로'는 필리핀의 유명한 가문의 이름으로 3대째 내려오는 북부 최대의 개인 농장이다.
에스코데로 가족 박물관에는 농장주가 세계 일주를 하며 모은 소장품들이 있는데 종교 예술품이 주종을 이루고 동양의 도자기, 의상, 필리핀 야생 동물의 표본, 필리핀 고가구 및 스페인 식민시대로부터 유래된 각종 역사 유물이 보관되어 있다. 박물관을 나와 '카라바우' 라는 물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리조트로 향하면 근처에 천연 풀장과 긴 호수가 있는 코코넛 파빌리온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하차하여 수영을 즐기거나 대나무 뗏목을 타거나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히든 벨리 Hidden Valley
교통량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마닐라에서 남부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달리다 보면
수정같이 맑은 폭포수와 샘물, 온갖 꽃과 나무,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은밀한 계곡이 나타난다. 마킬링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폭포수와 지하에서 솟아나는 맑은 샘물은 천연풀장을 만들고 우거진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걸으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3개의 온천풀과 2개의 광천수의 풀장이 있다. 점심, 후식, 공연, 입장시 마시는 음료수는 무료(입장권에 포함되어 있다).
푸에르토 아줄
스페인어로 'PUERTO(아주 많이)' 와 'AZUL(푸른)'이라는 두 단어의 복합어이다. 이 지역은 마르코스 대통령 시절에 별장을 지으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후 이멜다 부인이 해군 함정을 동원해서 보라카이의 모래를 실어다 인공비치를 만들었으며 마르코스 정권 몰락 후 일반에게 공개되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골프 코스로도 유명하며 볼링장, 테니스코트 등도 있다. 마닐라 시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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