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아시아여행기

필리핀이라는 곳.

듀크유 2007. 1. 13. 23:35

저는 지난주 5일간 짧은 일정으로 다녀왔구요. 아이들과 아내는 한달간 그 곳에 머무를 예정입니다. 4촌여동생이 마닐라에 사는데 아이들 공부겸 겸사겸사 그곳에 갔지요. 제가 어릴적에는 필리핀이 우리나라 보다도 더 잘 사는 나라로 알고 컸는데 지금은 아시아의 최빈국중 하나라는 군요. 가보니 거리의 전반적인 풍경도 많이 지저분하고요. 대로의 판자촌들이 언제나 정비가 될런지 걱정도 되고 그렇더군요. 하지만 동생이 사는 빌리지라든지 일부 부유층이 사는 곳은 으리으리하게 잘 가꾸어 놓았더군요. 언듯 보아서는 영국 잘사는 동네 못지않게 잘사는 모습으로 보이더군요. 늘상 양극화, 양극화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양극화의 정도가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더 심한 나라인 듯 하데요.

영국에서 다년던 골프장을 한국에 와서는 한번도 나가보지 못했는데(솔찍히 말하면 비싸서...) 거기있는 5일간의 짧은 동안 두번이나 라운딩하고 왔지요. 우리 돈으로 3만원이면 한나절을 그럴싸하게 놀 수 있더군요.우리나라는 30만원이 더드는데요. 마닐라근교의 케피탈이라는 곳과, 발리라는 골프장이었는데 하옇든 코스도 멋있고 좋았던 것 같아요.  연습장에도 갔었는데 인건비가 싸서 그런지 아주머니 아가씨들이 옆에 앉아서 공을 티에 올려 놓아 주더군요. 그네들의 적은 인건비 실태를 직접 눈으로 보니 정말 안쓰럽더군요. 하긴 그나마 기계가 그 일을 대신한다면 그 일마져도 사람의 몫이 아니겠지요. 정말이지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엄청난 격차를 실감하고 왔어요. 한국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겠지만요.

오늘 텔레비젼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을 만나는 모습을 비추더군요. 필리핀 세부에서 아시아 각국의 정상들이 뭔 행사를 하나 보더군요. 글쎄요. 대통령인 아로요가 그렇게 밉게 보이더군요. 팍상한폭포에 갔을 때 거슬러 올라가며 내려오던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카누를 모는 사공들의 격한 수고 때문인지 과묵한 표정으로 덤덤해 했던게 생각이 나는 군요. 우린 그래도 꾸밈없이 흥얼거리는 사공의 콧노래 덕분인 지 미안한 마음은 덜했던 것 같은데... 정치하는 사람들 정치 잘해야 합니다. 필리핀이 정치꾼들의 못난 모습 때문에 망가지는 민생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교과서 같아 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