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일정 : 집 - 인천공항 - 숙소 - 쟈스코쇼핑몰 - 간사이공항
조카 기원이가 10시경에 집에 도착했다. 우리도 오랜만의 여행이라 약간은 들뜬 기분으로 아침을 맞이한 것 같다. 고등학교 2학년생인 기원이가 이제 제법 어른스러워 보인다. 해외여행을 선뜻 따라 나서는 것을 보니 더더욱 그렇다. 우리가 영국에 있을 때 한번쯤 다녀갔으면 했었는데 그 때는 여의치가 않았다.
집에서 11시에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는데 공항으로 향하는 길이 사뭇 새삼스럽다. 여행이란 뭔가 색다름을 느끼게 하는 그 무엇이 있는가 보다. 출퇴근 하면서 늘 다니는 길이지만 그래도 여행을 위하여 가는 길이라 다르다. 인천공항의 모습도 색다르게 느껴지고……. 내가 인천공항의 고객이란 기분이 든다. 정말 훌륭한 공항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환전을 하려다 그냥 일본에 가서 가지고 있는 영국 파운드화를 환전하기로 했다. 배낭여행이 아니고 여행사 패키지여행이라서 그리 돈 쓸 일도 없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이중환전의 손해는 범하지 말아야 하니까……. 하지만 내 경우 파운드화를 환전하면 곧바로 15%는 손해를 보는 거다. 내가 영국 파운드화를 환전할 때 2천원이 넘었었을 때 이었으니까……. 지금은 1,700원대 아닌가.
평택에서 버스로 먼저 공항에 도착한 장모님과 처제를 3층에서 만났다. 처제는 이제 인천공항이 꽤나 익숙한가 보다. 이렇게 큰 공항에서도 여기저기 잘도 찾아다닌다. 기원이의 공항방문 기념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카드 만들어 주었다. 공항에 근무하면서도 해외여행 할 때마다 마일리지 적립을 하지 못한 것이 늘 안타 까왔기 때문이다.
여행사에서 집결하도록 지정된 동측 끝에 있는 여행사 카운터로 갔다. 여행에 함께할 사람들이 많이 와 있다. 우린 현대드림투어여행사를 통해 신청을 했는데 모두투어에서 핸들링을 한단다. 여행 중 자상하게 일본에 대하여 소개해 준 김창호 가이드님을 만났다. 패키지 투어는 처음이지만 유럽 여행 중 패키지 투어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 온 터라 짐짓 짐작이 간다. 아니나 다를까 서로 인사 나눌 겨를도 없이 가이드의 인사말로 이어지고 이것저것 적어내라는 것들 적어서 주고 목걸이 하나씩 목에 걸고 나니 잠시 짬이 난다. 내 주변을 맴돌던 아주머니가 어느 샌가 다가와서 핸드폰 로밍을 주문한다. 어차피 새로운 경험이려니 생각하고 새로운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내 핸드폰이 일본지역에서 로밍이 되지 않는 기기란다.
예전에는 공항에서 출국직전 공항이용료카드와 관광진흥기금카드를 사느라 출국장 입구가 항상 번잡하고 혼란스러웠었는데 요즘은 출국 자체가 참 편리하다. 보안검색도 바로바로 진행되고 법무출국심사대도 간편히 통과 한다. 다현이가 여러 번의 해외여행 경험으로 의례히 제일 앞장선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공항내 면세점 매출규모로서 세계 1위란다. 공항 내에 거대한 상권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상 공항공사 임대수익중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하단다. 동측 엔틀러 부근에 있는 한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공항직원이라고 할인을 꽤나 해준다. 인간의 심리가 다 그런가 아님 나만 그런가 남들보다 싸게 먹었다는 기분이라 나쁘지는 않다. 인천공항은 다른 공항보다 넓고 쾌적한 대합실과 통로가 있어서 좋다. 넓게 트인 유리창도 좋고…….탑승구로 이동하면서 아빠가 근무하는 공항의 건설과 운영시설에 대하여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니 재미있어 한다.
2시 20분 출발한 항공기는 4시경 간사이공항 도착에 도착했다. 참 가까운 나라가 일본이다. 간사이공항을 착륙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비행기가 활주로에 거의 다다를 때면 느끼는 것이 약간의 두려움이다. 즉 바다에 지어진 공항이란 것을 바로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똑같이 바다를 메워서 만든 공항이 인천공항 이지만 인천공항은 착륙할 때 간사이공항과 같은 아찔함은 전혀 없다. 옛날에는 공항건설중에도 인천공항의 위치를 놓고 왈가왈부 말도 많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칭찬하는 아주 좋은 지정학적 조건을 갖고 있는 공항인 셈이다.
간사이공항은 이미 신공항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 공항이 되어 있었다. 고가도로를 연결하는 시멘트 기둥에는 여기저기 녹물 자욱이 보이고 주변의 부대건물 지붕도 녹이 난 흔적들이 많이 보인다. 입국장을 나오자마자 환전소가 우측에 있었다. 아쉽지만 환전을 하는 수밖에……. 영국 돈 300파운드를 60,942엔으로 환전했다.
섬나라이면서 유사한 통치체계, 왕이 군림하는 나라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통적으로 영국과 일본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다. 영국에 있을 때도 느낀 점이다. 영국인들이 대하는 일본인에 대한 태도는 한국인을 대하는 태도보다 더 친밀감이 있는 듯 보였고 일본인들 역시 그랬다. 일본인을 아내로 둔 영국인 선생님 댁엘 자주 갔었는데 그네들의 모습에서는 부부이기에 앞서 서로를 인정하고 위해 주는 그런 모습이 보였다. 문화적인 공통점과 생활방식에서의 공통점 뭐 그런 점들이 있는 것 같다.
호텔은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호텔버스 20인승 버스 2대로 나뉘어 도착했다. 칸꾸 히네노 스테이션 호텔은 전철역의 명칭을 따서 만든 것이었다. 바로 옆이 칸꾸 히네노 전철역이다. 방배정 후 쟈스코jusco라는 쇼핑몰로 걸어서 이동했다. 호텔과 쇼핑몰 사이에는 기차 길 건널목이 있었는데 처음 보는 우리가 봐도 위험천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 저녁 뉴스에서는 어느 곳인지 철길 건널목 사고 현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고가 빈번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개선하지 않는 일본당국이 이상했다. 우리라면?
저녁식사로 고기부페를 했는데 패키지여행의 첫식사 치고는 제법 괜찮았다. 쇼핑몰 구경을 하면서 어른들에게는 종이돈으로 천 엔씩을……. 아이들에게는 동전으로 100엔씩을 주었는데 다현은 동전 100엔 어느새 잃어버리고 10엔을 달란다. 받아서는 아이들 뽑기 코너로 가더니 바로 동전 넣고 해본다. 아이들이 다르긴 다른가 보다 어디를 가나 곧바로 적응하는 것을 보면…….
쇼핑몰 내에는 제법 큰 마트도 있었다. 음료와 과일을 좀 사고 한국에서 지난번 얼러서 사주지 못한 다현 손목시계를 할머니께서 사주는 것으로 하고 하나 사 주었다. 대부분의 물가가 한국에 비해 비싸지 않아 보였다. 다현 손목시계를 1,260엔(1만원 정도) 주고 샀으니……. 쟈스코 쇼핑몰은 일본에서 제일 큰 쇼핑몰중 하나인데 우리나라 대형 할인마트와 비슷한 MD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곳 쟈스코의 규모는 꽤나 컸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철도 건널목을 또 건너는데 버스 한 대가 신호등 한 번에 지나가질 못하고 서 버린다. 워낙 전철 운행간격이 좁으니 건널목 건너는 여유를 많이 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글쎄다, 왜 저런 시스템을 그냥 두고 있는지 자못 궁금하다. 호텔 내에는 무료 사우나 시설이 있었는데 기원이를 데리고 가 보았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하루의 피곤함을 풀기에는 딱 좋았다. 로비에는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많이 보인다. 공항에서 가까워서 이용 하는 가 보다. 방으로 돌아와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티브를 보는데 수해 피해상황을 계속 보내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규모 수해로 떠들썩한 가운데 여행을 왔는데 일본도 그런가 보다. 참으로 가깝고도 먼 나라가 일본이다.
오늘 지출경비(엔)
인천공항 점심 원
간사이공항 환전 300파운드 60,942엔
슈퍼 물 600엔
맥주, 은솔 샤프 등 1,434엔
다현 시계 1,260엔
각 1,000엔씩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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