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집 주인의 안내로 집에 들어간 우리는 집의 허름한 외모에 대비되는 내부 인테리어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건축법상 집의 외관은 고칠 수 없다고 한다. 족히 300년도 전에 건축되었을 법한 집이었는데 내부는 우리나라 아파트에 못지않게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그것도 아주 현대식 설비로...
여행중 시간은 정말 금이다. 가능한 잘 활용하는 것이 돈버는 것 아닌가? 민박집 주인장의 베네치아에 대한 거창한 일장 브리핑을 뒤로하고 크리스탈 공예로 유명한 인근의 무라노Murano섬을 경유하여 아직도 전통적 베네치아 어촌풍경과 자수등의 수공예품과 색깔집을 볼 수 있다는 부라노Burano섬, 그리고 베네치아에서 유일하게 흙을 밟을 수 있고, 훈족 아틸라 장군의 대관식의자가 있는 오래된 또르첼로 목조성당, 영국의 찰스황태자와 다이애나가 베네치아에 와서 제일 먼저 들렀다는 또르첼로Torcello섬으로 향했다.
묶어서 꼬박 하루를 보아야 한다는 3개의 섬을 우리는 반나절에 돌파하기로 했다. 오면서 10.50유로*3명에 산 24시간 바포레토 티켓이면 내일 오전까지는 어디나 갈 수 있다. 무라노섬은 Nova선착장에서 10분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무라노섬에 내려서 제일 먼저 안내되는 곳이 유리공장이다. 선착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데도 곳곳에서 할아버지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유리공장 가는 길을 큰 소리(over the bridge~~~)로 안내하곤 한다. 할아버지 호객꾼이랄까? 숙련된 인부 3명이서 달구어진 불덩이 속으로 유리제품을 넣었다 뺐다가 또 두드리곤 한다. 공장 사장인 듯한 사람이 비교적 능숙한 영어로 제조과정을 설명한다.
무라노는 걸어서 이동하는 곳이 많다. 자칫 잘못하면 길을 헤매기 쉽다. 섬내 이정표가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무라노 성당을 찾아 가다가 길을 잘못 들었던 것 같다. 하는 수 없이 포기하고 파로Faro라는 등대쪽으로 가서 부라노섬으로 가기로 했다.
부라노섬은 무라노섬에서 약 30분정도 가야 하는 섬이다. 바다에서 보는 베네치아의 모습은 여느 바다주변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멀리 눈 덮힌 알프스가 깨끗하게 펼쳐저 보인다.
부라노는 아주 작은 섬인데 옛부터 남자들은 어업에 종사하고 아녀자들은 집 앞에서 남편을 기다리며 자수등 수예제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라노의 자수공예제품은 유명하다고 하고 집집마다 다른 색깔의 모습을 한 집들이 죽 늘어져 있다. 이유는 어부인 남편이 피곤한 몸으로 집에 오는 길에 집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집집마다 다른 색깔의 칠을 했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가 있으며 지금도 그 집 색깔은 바꿀 수 없다고 한다. 부라노섬의 기념품점들은 무라노에 비해서 한 곳에 정비가 잘 되어 있는 듯 보였다.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은행과 ATM도 있고... 가게마다 카펫형 벽걸이 자수품들로 꽉 차 있다.
부라노섬에서 또르첼로는 바로 지척에 있다. 베네치아에서 유일하게 흙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 왔다. 중세시대의 베네치아 모습을 하고 있다는 섬이다. 섬과 섬사이에 있는 작은 뱃길마다 뱃길 곁에 박혀있는 백양목 나무기둥들이 커다란 돌과 함께 옛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 가장 오래된 목축성당이라는 또르첼로성당 마당까지 가서 마당에 있는 아띨라의 의자에서 사진 몇장 찍고는 빨리 돌아 가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미처 성당내부를 구경하지 못하고 와서 아쉽다. 저녁 노을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부지런히 선착장으로 다현이와 함께 열심히 뛰어 갔지만 이미 해는 저 너머 베네치아 뒤로 꼬~올깍 넘어 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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