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유럽여행기

그리스, 이집트 여행기 2일차 - 국립고고학박물관, 아크로폴리스, 아고라, 야간페리

듀크유 2005. 6. 11. 19:10
 

<2일차 2005년 5월 26일 목요일>


어제는 이동하는데만 꼬박 하루가 걸렸다. 이 정도의 피곤함은 이미 여러 번 경험했던 바이기 때문에 아이들도 거뜬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1층 식당에 마련된 아침식사를 먹으로 갔다. 직원들 말로는 대륙식 블랙퍼스트라고 하는데... 아침식사는 뭐니 뭐니 영국의 블랙퍼스트가 좋다. 조리된 것 하나도 없이 전부 봉지에서 뜯어서 먹는 것 들이다. 하지만 따끈한 계란후라이만 없을 뿐이지 한 끼 아침식사로는 충분한 양이다. 맛있게 먹어야 힘이 나는 법... 아이들을 채근해서 모두 먹도록 하고 서둘러 호텔을 나섰다. 


오늘 관광과 늦은 저녁 야간페리 이용을 위해서는 호텔에 짐을 맡겨야 한다.  야간근무 전담 할아버지 직원이 흔쾌히 짐 보관을 허락한다. 아테네는 시내주변에 여행사가 많고 여행사에서 인근 섬으로 가는 페리 예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할아버지의 소개로 인근에 있는 여행사에 가서 크레타행 야간페리 저녁 9시 출발, 아침 7시 도착을 예약했다. 케빈(룸)으로 예약했는데 토탈비용은 155유로에 5유로가 커미션이란다. 160유로를 현찰로 주고 기분 좋게 나왔다.


그리스 고고학박물관은 오모니아광장에서 걸어서 얼마 안 되는 곳에 있다. 아침시간임에도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아이들 입장은 무료란다 우리 부부는 학생할인 해서 3유로씩 6유로를 주고 그리스 정통의 예술품을 그리스에서 감상하게 되었다. 그동안 런던의 대영박물관이나 파리 루브르박물관이나 여기저기 가는 곳마다 보는 것이 노략해 온 물건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그게 그거고 특별한 감상도 없었던 것 같다. 그저 고대 그리스 작품이려니 하는 것 뿐...그러나 현지에서 현지의 유물을 본다는 것에 사뭇 다른 감흥을 자아내는 것 같았다.

박물관에는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현지의 아이들 손님이 많았다, 우리가 동양인이다 보니 동양인에 대한 신비감이 있는가 보다. 다현을 쳐다보며 말을 한번 붙이려고 야단들이다. 아이들이 발랄해 보여서 좋았다. 아이들과 사진도 같이 찍고... 재미있는 한 때를 보낸 것 같다.


박물관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아크로폴리스로 이동했다. 아크로폴리스역이라고 해서 내렸는데 정작 아크로폴리스 매표소 입구까지는 꽤나 멀었다. 걸어서 가는 길에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들이 보인다. 언덕허리를 따라 한참을 가니 조그만 건물의 매표소가 나온다.


  입장권을 사는데 학생증의 위력을 또 발휘했다. 50%할인에 11세인 은솔과 동일한 금액이다. 일인당 6유로, 다현 공짜, 합 18유로 주고 아크로폴리스 전 지역 입장권을 샀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배도 출출하고 해서 식당을 찾는데 식당이라고는 매표소 앞의 매점밖에는 없다. 하는 수 없이 매점에서 음료 몇 개와 도너츠를 샀는데 너무 바가지를 씌우는 것 같았다. 하지만 사 먹을 수밖에... 음료 작은 것 하나에 4.5유로, 도너츠 2.5유로. 입장권 사는데 학생증으로 할인 받았다고 기분 좋아 하다가 된통 걸린 기분이다. 이렇게 간단히 점심을 떼우려는데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진다. 비 피할 곳도 마땅치 않고 대부분 관광객들이 서서 그 비를 다 맞는다. 우린 다행이 매표소 앞 처마를 찾아서 큰 비는 대충 피했다.


대부분 파괴되어 있는 파르테논신전 이지만 남아있는 돌기둥으로만 보아도 그 위용은 대단해 보였다. 아크로폴리스 언덕에서 가장 큰 건물로 우뚝 솟아 있는데다가 신전을 떠 받치고 있는 돌기둥 하나하나에 새겨겨 있는 부조 조각들이 정말 조각품이었다. 아쉬운 점은 육중한 크레인과 함께 서 있어서 보기에 그리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파르테논 신전 언덕 아래로 제우스신전도 보이고 디오니소스극장도 보인다. 언덕에서는 물론 아테네 시내의 모습도 한 눈으로 들어온다. 사실 언덕까지 올라오는 동안 약간의 등산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이 언덕을 가리켜 아크로폴리스라 하는가 보다. 아크로폴리스 언덕 정상에는 헤로데스 아티에스 음악당, 파르테논신전과 에렉테이온 신전, 아크로폴리스박물관, 그리고 멀리 리카비토스 언덕을 바라다 볼 수 있는 성곽 이렇게 5군데의 가 볼 곳이 있다. 우리가 올라갔을 때는 잠시 굵은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맑고 청명한 아테네 시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크로폴리스에는 등에 지는 가방의 입장이 허락 되지 않는다. 짐 보관소가 매표소 쪽 부근에 있는데 짐 맡기고 찾느라 부산스러웠던 것 같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와 짐 보관소 쪽으로 나오면 아레오스 파고스라는 돌로 된 언덕이 눈앞에 있는데 언덕위에 올라가서 아고라 전경을 미리 감상하는 것도 좋다.


언덕에서 내려와 아고라로 향했다. 아고라는 로마 콜롯세움 주변에 있는 파로로마노 유적지와 비슷한 곳인데 기원전 6세기 전부터 형성된 시장이란다. 유명한 소크라테스철학, 스토아학파등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들었던 세계사의 현장이랄까? 아고라에 들어서니 비쟌틴양식의 교회가 하나 있는데 그동안 보아 온 유럽지역의 성당 또는 교회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아고라를 중심으로 파르테논 반대편 방향에 또 다른 신전이 하나 있는데 보존상태는 파르테논신전 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이름이 헤파에스투수신전이라고 하는데 신전 내부벽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는 듯 하다.


다음으로 우리가 찾아 간 곳이 팔각형의 바람의 탑인데 사전 정보에 의하면 아고라 어딘가에 있다는 거다. 그런데 눈을 씻고 둘러보아도 없다. 결국 찾긴 찾았는데... 아고라는 로마아고라와 에인션트 아고라 이렇게 둘로 나뉘는데 바람의 탑은 조금 떨어져 있지만 전혀 입구가 다른 로마아고라에 있었다. 우린 거의 입장 마감시간인 6시가 다 되서 입장했는데 어떻게들 알고 찾아 왔는지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다. 이곳 역시 고대 시대의 시장인데 지금으로 치면 은행가 혹은 금융가라고나 할까? 나는 이곳 연못에서 위대한 고대(?)의 올챙이를 발견했다. 참 생명력 있는 개구리들 이라는 생각이다.


고대 그리스 유적지인 아크로폴리스와 아고라를 구경을 마치고 우리가 서 있는 곳은 모나스티라키역이다. 사전 정보를 보니 바로 인근에 벼룩시장도 있도, 그리스 전통음식인 수불라키 먹을 곳도 있단다. 역 주변에 식당은 많은데 수불라키가 어떻게 생긴건지도 모르고 그래서 식당에 들어가 수불라키를 찾으니 딴데 가서 알아보란다. 벼룩시장골목 기웃거리다가 결국 수불라키도 못 먹고 서둘러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았다. 크레타로 가는 피레우스항구는 오모니아역에서 전철로 한번에 연결되는 곳에 있다. 오모니아역 주변에서 빵, 음료수로 간단히 허기를 면하고 피레우스항구로 출발했다. 전철역에서 영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아줌마를 만났는데 딸도 학교에서 영어는 배우고 있단다. 그렇지만 이곳 사람들도 영어 하는 것을 쑥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무튼 아주머니 덕분에 항구 종점까지 오면서 작년에 개최된 올림픽의 주경기장도 얼핏 보고 항구 까지도 염려 없이 잘 도착 했다.


역에 도착하니 여행사 직원들의 페리 승선권 호객이 심하다. 우린 미리 시내에서 구입했으므로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미리 예약되어 있지 않다면 항구에 도착해서 호객꾼을 통해 구매 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았다. 저녁식사를 항구 주변에서 하려는데 마땅치가 않다. 복잡하기도 하고 자동차 매연에 역과 항구 사이의 길이 너무 지저분했다. 그래서 저녁꺼리를 사서 배 안에서 먹기로 하고 저녁은 KFC 비슷한 곳에서 장만 했다. 전기찜닭 하나에 12유로란다. 포기하고 버거 몇 개와 칩스를 샀다.


항구는 꽤나 커 보였다. 미리 예약된 티켓(배 이름 : 크놋소스 팰리스)을 보여 주니 항구에서 배 타는 곳까지 가는 무료 셔틀버스 타는 곳을 안내해 준다. 셔틀버스로 배 앞에 도착했는데 눈 앞에 있는 엄청히 큰 배를 보고 놀랬다. 말로만 듣던 호화유람선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배 내부에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수영장까지 달려 있었다. 대규모의 호텔 저리가라의 규모다. 우리가 예약한 케빈은 샤워가 가능한 호텔급의 방이었다. 우선 다들 배가 많이 고팠으므로 저녁식사를 했다. 샤워도 하고... 아마 한참의 시간이 흘렀을 거다. 배는 이미 출발했을 거고 우리는 배의 내부 구경을 하기로 했다. 안내카운터에 가서 이것저것 묻는중 케빈 상황을 이야기 하니 초과 비용 없이 4배트 케빈으로 바꾸어 준다고 한다. 사실 우린 케빈 7128호(2배드)는 상단부분의 배드 2개를 펼칠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옮겨준 케빈 7022호는 4배드가 나란히 놓여 져 있었고...


출발전 크레타의 숙소는 배의 상황이 어떻게 변할 줄 몰라서 미리 예약을 하지 못했다. 다행이 배안에는 유료인터넷 서비스가 되었다. 30분짜리 인터넷 티켓을 3유로에 사서 내일 자게 될 크레타 호텔을 배안에서 Hostelsworld.com을 통해서 예약했다. 이적저것 검색하고 예약하는데 30분 Just In Time이다. 배안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배의 흔들림 보다는 배의 엔진소리가 다소 잠을 설치게 했다. 지중해 한 복판을 달리고 있는 배 안에서의 잠이라... 내일 새벽 선상 해돋이를 보아야 할 터인데...



오늘 지출경비(유로)

- 오모니아 인근 여행사에서 페리 탑승권 155유로 5유로 커미션 160유로

- 아크로폴리스 메표소 앞 매장 점심 28유로

- 아크로폴리스 입장권 6*2 = 12유로

- 오모니아역 음료등 4.5유로

- 오모니아역 앞 빵1.20유로

- 피레아스저녁 준비 1.60 *4     9.6유로, 빵 1.9

- 페리에서 인터넷 3유로, 치약 2유로, 면도기 79센트